휴가, 그리고 한강 산책

지난주부터 고민이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는 생각을 좀 정리하기 위해 시간을 좀 가지는 편이라, 화요일에 휴가를 냈습니다.
아침에 부지런히 집안일을 좀 하고, 한강으로 나섰습니다.
바람은 약간 차지만 해는 따가와서 좀 걸으니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리가 움직이는 것은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자동이 됩니다.
의지와 관계없이 보폭을 조절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시선은 가는 길을 보지만, 멀리 한강도 봅니다.
평일이라 휴일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 봅니다.
이 상황은 어떻게 흘러갈것인가.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어디부터 어떻게 잘못되었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다시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6킬로미터를 넘게 걷고 있었습니다.
문득 앞을 보니 63빌딩이 보였습니다.
참 멀리도 왔구나..
머릿속은 아직도 생각이 가득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걷기에 다리가 당겨옵니다.
아무렇지 않게 무심히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길에서도 여전히 머릿속은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처음 걸을때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좀 이해가 됩니다.
마음먹은대로 되는 인생이 어디 있겠으며, 삶이라는 것은 정해진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머릿속에 마지막 질문을 던져봅니다.

‘지금 내게 제일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그렇습니다.
정답은 이미 알고 있었고, 적어도 제게는 변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잠깐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을 위해서, 현재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덮어버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득 예전 생각이 나면서 머릿속이 환해졌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정답을 본 느낌입니다.

나온김에 머리도 좀 다듬고, 점심은 맛난 것을 먹었습니다.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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